호텔에 묵으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한 적이 있으신가요?
1층, 2층, 3층까지 있는데, 갑자기 4층이 사라지고 F라고 적혀 있거나, 12층 다음에 바로 14층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보면 '내가 버튼을 잘못 본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부 건물에서는 특정 숫자를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표시로 바꾸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숫자가 바로 4와 13입니다
한국에서는 숫자 4를 꺼리는 문화가 비교적 익숙하고, 서양권에서는 13을 불길한 숫자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4와 서양의 13이 서로 다른 문화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특히 미스터리나 괴담 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13층이 없는 호텔'이나 '4층을 건너뛴 건물' 같은 이야기가 등장하곤 했습니다.
원래 미신이나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 장면이 나오면 괜히 더 집중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실제 생활에서도 숫자 4를 조금 피하는 편입니다.
꼭 무슨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기보다는 찜찜한 느낌이 있어서 가능하면 다른 숫자를 선택하게 되는 정도예요.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숫자 4와 13은 왜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걸까요?
그리고 정말 호텔에는 4층이나 13층이 없는 걸까요?

한국에서 숫자 4를 꺼리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숫자 4가 꺼려지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발음에 있습니다.
한자어 숫자 4는 '사(四)'라고 읽습니다.
그런데 죽음을 의미하는 한자 '死' 역시 한국어로 '사'라고 읽습니다.
한자는 서로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것이죠.
숫자 4와 죽음을 의미하는 단어가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에 예전부터 숫자 4를 불길하게 여기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숫자 4에 대한 공포나 기피를 영어로는 tetraphobi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면 1, 2, 3 다음에 4가 있어야 하는데 'F'라고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F는 영어의 'Four'에서 따온 표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건물에서는 아예 4라는 숫자를 생략하고 3층 다음에 5층이라고 표시하기도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처럼 건강과 관련된 장소에서 4를 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건물이 반드시 4층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에는 숫자 4를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많고, 건물의 층수를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엘리베이터에서 F 버튼을 발견하면 '아, 이 건물도 4를 조금 꺼리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걸 볼 때마다 조금 신기해요.
평소에는 그냥 숫자 하나일 뿐인데, 같은 숫자가 문화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는 왜 13을 꺼릴까?
한국에서 숫자 4를 꺼린다면 서양권에서는 숫자 13을 불길하게 보는 문화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Friday the 13th, 즉 '13일의 금요일'이라는 표현은 영화 제목으로도 너무 유명해서 우리에게도 익숙합니다.
13에 대한 두려움은 영어로 triskaidekaphobia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일부 건물에서는 13층을 엘리베이터에 표시하지 않고 12층 다음에 14층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항공 분야에서도 13번 좌석이나 13번 열을 피하는 사례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13일까요?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하다고 여겨지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역사적·종교적 이야기와 문화적 전승이 섞여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서양에서 오랫동안 12라는 숫자가 안정적이고 완전한 숫자로 여겨져 왔다는 점입니다.
1년은 12개월이고, 시계는 12시간을 기준으로 표시하며, 한 다스는 12개입니다.
이처럼 12가 익숙하고 완결된 숫자로 사용되는 문화 속에서 13은 그다음 숫자이면서 기존의 질서를 넘어서는 숫자로 받아들여졌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 하나만으로 13에 대한 모든 미신이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13에 관한 여러 종교적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 문학과 대중문화가 오랜 시간에 걸쳐 겹치면서 오늘날의 '불길한 13'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특히 현대에는 영화나 소설 같은 대중문화가 이러한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영화에서 '13일의 금요일'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문화적 이미지가 반복해서 소비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호텔에서는 왜 불길한 숫자를 건너뛸까?
그렇다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호텔에 정말 4층이나 13층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고객들이 불편하게 느끼거나 꺼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사람들이 잠을 자고 쉬는 공간입니다.
객실을 선택할 때 굳이 찜찜한 숫자의 방을 선택하고 싶지 않은 고객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텔 입장에서도 실제로 13이라는 숫자를 싫어하는 손님이 존재한다면 굳이 객실 번호를 13으로 표시해서 불편함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호텔이나 건물에서는 실제 건물의 물리적인 층은 존재하지만 엘리베이터나 객실 번호에서는 해당 숫자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열세 번째 높이에 해당하는 층이지만 엘리베이터에는 14층이라고 표시하는 식입니다.
이 경우 건물에서 13번째 층이 물리적으로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번호를 표시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입니다.
한국에서 4층을 F로 표시하는 것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실제로 층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숫자 4 대신 다른 표기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해외여행을 하다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12층 다음에 바로 14층이 나온다고 해도 '13층이 없는 이상한 호텔'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화적인 이유로 숫자를 표시하지 않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나라에 따라 꺼리는 숫자가 다르다는 것
숫자 미신이 재미있는 이유는 모든 나라가 같은 숫자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일부 문화권에서는 4가 죽음과 연결되어 꺼려지는 반면, 서양권에서는 13이 대표적인 불길한 숫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여행할 때 호텔이나 건물의 층수만 살펴봐도 그 나라의 문화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같은 숫자라도 어떤 문화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 다른 문화에서는 상당히 민감한 숫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숫자를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이나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4층 대신 F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서양에서는 13층을 표시하지 않는 건물이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는 이런 차이가 꽤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숫자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작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도 숫자 4를 조금 피하는 편이다
사실 저는 이런 미신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무조건 믿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까' 하고 조심하는 정도랄까요.
특히 숫자 4는 저도 평소에 조금 피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뭔가 숫자를 선택해야 할 때 굳이 4를 고르지는 않게 됩니다.
4라는 숫자가 실제로 나쁜 일을 가져온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이미 우리 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라는 발음과 죽음이라는 의미가 연결되어 왔기 때문에 저 역시 자연스럽게 그런 인식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미신이라는 것도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어떤 믿음이나 상징이 있었을 텐데, 사람들이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서 하나의 문화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그런 이야기를 다시 보여주면서 그 이미지는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이런 이야기를 보고 자라다 보니 호텔의 4층이나 13층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재미있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숫자는 정말 사람에게 행운과 불운을 가져올까?
여기에서 한 가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 4나 13이 실제로 사람에게 불운을 가져온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숫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기피는 문화와 사회적 인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13이 불길하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지만, 특정 날짜가 다른 날짜보다 실제로 더 많은 불행을 가져온다는 통계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특정 숫자를 피합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사람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조금이라도 통제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날에 4를 피하거나, 여행할 때 찜찜한 숫자의 객실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숫자 4나 13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숫자에 대한 생각은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저 역시 숫자 4를 피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4라는 숫자가 정말 나쁜 일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조금 찜찜하니까 피하게 되는 것이죠.
어쩌면 미신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찜찜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호텔 엘리베이터를 탄다면 숫자를 한번 살펴봐야겠다
예전에는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4층이나 13층이 없으면 그냥 '여기는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 하나에도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믿음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숫자 4가 '사(四)'와 죽음을 뜻하는 '사(死)'의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꺼려져 왔고, 서양에서는 13이라는 숫자가 오랜 역사와 문화적 배경 속에서 불길한 숫자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일부 건물에서는 4층이나 13층을 다른 방식으로 표시하기도 합니다.
물론 요즘에는 이런 미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는 재미있게도 사람들이 숫자에 단순한 수학적 의미만 부여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떤 숫자는 행운을 상징하기도 하고, 어떤 숫자는 불길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저처럼 숫자 4를 조금 피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4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죠.
다음에 호텔에 가게 된다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한번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12층 다음에 14층이 바로 나온다면 '13층이 어디 갔지?' 하고 놀라지 말고,
3층 다음에 F가 나온다면 '아, 이 건물은 숫자 4를 피했구나' 하고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호텔의 층수 하나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숫자를 바라보는 방식이 숨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아마도...
4층이 있는 호텔을 봐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번쯤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음... 그래도 나는 5층으로 갈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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